연극 '살아있는 이중생 각하'에 대한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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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엔 전통 양옥 두 채가 놓여있다. 조명이 서서히 어두워지고 극이 시작된다. 인물들이 드디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낸다. 여기는 바로 살아있는‘이중생’의 집이다. 인물들은 모두 이중생 댁 식구들인데, 다들 익살스럽기 그지없다. 웃음을 위해서인지, 아니면 멀리 있는 관객들을 위한 배려인지 모르겠지만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바로 그들의 화장한 얼굴이었다. 눈부터 시작해서 코 입까지 진한 화장으로 단장한 이들의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또한 진지한 대화중에도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맞춰 장난스럽게 춤을 추는 등의 과장된 몸짓은 극의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극의 중간 중간 인물들이 말장난, 즉 언어유희적인 대사를 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는 작가 오영진의 전작 <맹진사댁 경사>를 떠올리게 한다. 맹진사댁 경사에서는‘갑분이’와‘입분이’라는 인물에 이름을 통한 언어유희를 보여주었다면, 이 작품에서는 용석어멈이‘쑥쑤쟁이를 찾으러 쑥쑤쟁이집에 갔다’와 큰아버지의‘경동맥으로 면도칼을 그었다’등과 같은 대사를 통한 기발한 언어유희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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