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근세사] 옹정제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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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활한 중국대륙은 수 천년의 오랜 역사 속에 수많은 왕조를 일으키고 멸망시키며 오늘에 이르렀다. 이 광활한 대륙은 어느 한 왕조만을 허락하지 않았으며 부패하여 더 이상 다스릴 능력이 없어 보이는 왕조는 가차없이 패하고 새로운 왕조를 그들의 주인으로 맞아들였다. 거대한 명대 시대, 결코 멸망하지 않을 것이라 믿었던 명 왕조마저도 말기의 뿌리깊은 부패로 인하여 북쪽의 만주족인 청 왕조에 의해 멸망하였다. 청 왕조는 명의 뒤를 이어 유구한 중국 대륙의 왕조시대의 마지막 페이지를 장식하며 약 267년간 중국 역사 속에 존재하였다. 이러한 중국의 유구한 왕조시대를 그렇게 오랫동안 유지시켜준 정치는 다름 아닌 중국 자신만의 독재 군주제였다. 늘 그래왔기 때문에 당시 중국에서는 독재 군주제 이외의 다른 정치제도를 생각할 수 없었으며 청 왕조 역시 중국식의 독재 군주제를 택하였다. 청 왕조의 독재 군주제의 절정이라하면 떠오르는 몇몇 황제가 있는데 아마도 강희제와 건륭제일 것이다. 강희제와 건륭제는 독재 군주제의 거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정복 왕조의 맹주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강희제의 아들이자 건륭제의 아버지인 청 왕조의 5대 황제 옹정제를 기억하지 못한다. 그 이유는 강희제나 건륭제처럼 주변 민족의 정벌과 같은 눈에 보이는 정복의 역사를 만들어 내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옹정제는 조용한 독재 군주이다. 그러나 강희제 보다도 건륭제 보다도 강한 독재 정치를 행한 군주는 바로 옹정제임을 알아야 한다. 옹정제는 내치에 있어서 중국 역사상 아니 세계 역사상 가장 완벽한 독재 군주였다. 옹정제는 강희제가 못다 이룬 독재 군주제를 완성시켰으며 건륭제가 행한 독재 정치의 바탕이 되었다. 옹정제는 청의 건국 초부터 따지자면 5대째이고 청조가 베이징에 입성한 이후부터 헤아리면 3대째가 된다. 왕조가 흥할지 쇠할지는 대체로 3대째 정도에 결판나므로 옹정제가 즉위할 무렵 청 왕조는 앞으로 다가올 왕조의 흥망을 가늠할 만한 아주 중요한 갈림길에 서있었다. 이는 훗날 꾸준히 이어진 청 왕조의 오랜 치세기간을 볼 때 청 왕조에 있어서 옹정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확실히 보여준다.

참고 자료

옹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