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의 행진곡 (자작소설)

소개글

교내문학상에 투고했던 작품입니다. 최종심까지 올라갔지만 떨어졌쥬 ^___^ 떨어졌기 때문에 맘놓고 올림.

(단, 동아리 작품집에 실려 있으므로 참고바람)
(들켜서 여러분들의 학점이 파탄 나는 것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남자는 눈을 떴을 때 한밤중이라는 것을 안다. 핸드폰 시계는 새벽 3시 즈음을 나타내고 있다. 남자는 불면증에 걸리진 않았다. 한번 자면 아침이 될 때까지 끝까지 자는 남자였다. 남자는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확인하려 주위를 돌아본다. 아무것도 없다. 아니 보이지 않았다. 아파트는 11층이었기에 가로등불의 빛 하나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다. 달은 반달이 다 되지 못한 초승달이어서 빛이 약하다. 남자는 문제를 느끼지 못한다. 집에는 남자 혼자뿐이었기에, 남자가 사고를 치지 않는 한 문제가 생길 수 없었다. 남자는 침대에서 몸을 반만 일으킨 채로 가만히 있어본다. 다시 누워볼까 할 때 어디선가 음악이 들린다.
남자는 잘못 느낀 것 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윽고 어떤 곡인지도 정확히 알게 된다. 녹턴. 녹턴이었다. 그것도 나단조의 녹턴. 녹턴의 2번은 유명하다. 유려하고 우울함을 숨기는 듯의 발랄함이 드러나는 곡, 어떻게 보면 가장 인간과 닮아있을 수 있다는 2번. 사람들은 스물한 가지의 녹턴의 곡이 있지만 녹턴의 2번곡만 멜로디를 들어서 녹턴인 것을 안다. 남자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남자의 귀에 들리는 것은 2번의 녹턴이 아니다.
“1번.”
남자는 무심코 말한다. 음악에 길들여진 자신의 행동에 살짝 자책을 하지만, 집에는 자기 말고는 아무도 없기에 침을 삼키며 음악을 다시 듣는다. 무심한 듯 어둡게 들려오는 녹턴의 1번은 여명도 비치지 않는 지금의 시간과 가장 어울리는 곡이다. 이불을 걷고 나온 남자는 나갈 채비를 한다. 집 안에서 들려오는 노래일 리가 없다. 손가락에 부상을 당하고 난 후 근 반년 동안 집에서 노래는 틀어본 적도 없는 그다. 9월 초의 밤은 여름의 잔여가 남아있지만 반팔로 나갈 순 없는 애매한 날씨인지라, 남자는 난방을 하나 걸치고, 슬리퍼인 채로 나간다. 빠른 듯 천천히 흘려 내려오는 멜로디에 남자는 슬리퍼를 질질 끌지 못한다. 조심스럽게 앞 발가락을 감아 슬리퍼 뒤축을 올린다. 그리고 소리 없이 걸으며 남자는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른다.

참고 자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