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 - 칼의 노래(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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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
한국소설 역사상 최고의 구절으로 평가받는 이 문장은 소설 '칼의 노래'의 시작을 알리는 첫번째 문장이다. 한시에서는 김소월의 '초혼'이 '부르다 내가 죽을 이름이여'라는 표현으로 시가 보여줄 수 있는 극한의 아름다움을 보여주었다면, 소설에서는 이러한 역할을 '칼의 노래'가 맡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실제로 이 문장은 단 11개의 글자들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인간이 치열한 전쟁 속에서 삶과 죽음의 기로를 걷고 있을 때, 세상은 그것을 냉소하듯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허무주의적 세계관이나, 오히려 그 반대로 전쟁이라는 비극적 상황에서도 꽃은 핀다는, 인류희망적인 메세지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이처럼 김훈은 허무주의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인간의 대한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작가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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