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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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몸이 안 좋아진 후 마음도 덩달아 약해졌다. 예전 같으면 혼자 있게 해 달라고 했을 텐데, 아픈 이후론 외출하지 않고 집에 있어주시길 바란다. 어머니께서도 나를 이해하시고 가능하면 외출을 줄이시지만 외출 빈도 때문에 충돌하는 일이 종종 생겼다. 어머니께서도 할 일이 있으시고, 하고 싶은 일이 있음을 나도 안다. 그래서 어머니께서 외출하지 않고 내 옆에만 계시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물론 집에서 같이 할 일도 없고, 항상 도움이 필요한 경우도 없다. 정말 마음이 약해졌나 싶다. 그렇다면 일주일에 며칠을 외출하면 될까?
다른 사람과 함께 사는 이 세상에서 다 같이 살기 위해선 구성원끼리 합의된 규칙이 필요하다. 도로에서 나 혼자만 달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파란불에만 앞으로 간다든지, 제한 속도가 몇이라든지 여러 교통 법규가 있다. 이러한 타인간의 사회적 약속뿐만 아니라 아무도 보지 않는다고 해도 쓰레기는 버리지 않거나, 게으름을 부리지 않는 등 자신과의 약속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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