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변명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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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고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 때 처음 머리 수술을 받고, 한 때 자퇴를 결심했었다. 하지만 많은 주변 분께서 졸업을 목표로 부담 없이 학교를 계속 다니라고 설득하셨다. 곧 중간고사가 있었지만 나는 공부를 안 했고, 매일 놀기만 하는 나를 보며 답답하셨던 어머니께서 왜 공부 안 하냐고 물으셨다. 나는 “부담 없이 학교를 다니라고 하시지 않으셨어요? 이렇게 학교라도 다니는 게 어디에요.”라고 대답했다.
변명하는 위치에 있으니 저렇게 말했지, 내 아이가 저렇게 말했다면 나라면 복장이 터졌을 것이다. 물론 큰 수술 후 정상적으로 학교라도 다닐 수 있음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그렇다면 제1의 목표를 달성했다고, 굳이 부차적 목표는 무시할 필요까지 있는가?
많은 경우 해결하기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나 귀찮은 일에 직면하면 도망치거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식의 대처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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