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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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아아, 눈이 부셔!"
  "저게 뭐야! 아아, 아름답다. 저기서 밝은 빛이 쏟아지는구나!  그런데 눈이 부셔, 내눈은 감을 수도 없게 되어 있잖아!"
  호랑나비 한 마리가 금방 번데기에서 빠져 나왔습니다.
  처음으로 밝게 빛나는 해를 보고 눈이 부셔서 쩔쩔매고 있습니다.
  "어머, 어지러워. 왜 다리가 휘청거려 말을 안 듣지. 곧 떨어질 것 같애."
  담벼락 처마진 곳에서 자리를 좀 옮겨 보려는데 어찌된 일인지 비틀비틀하며  생각처럼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떨어질려고 할 때는 두쌍의 날개를 펴서 균형을 잡아 보지만 날개마저도 구겨져  있습니다.
  "아니, 내가 온전치 못하게 태어난 것이 아닌가"하고 걱정을 합니다.
  옆에 벗어 놓은 껍질을 보니 볼품없이 우중충한 색깔에 방금 빠져나온 곳은 등이  갈라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어째 떨어지지 않고 여기 붙어 있었을까 하고 살펴보니  몸통을 가는 실로 벽에 단단히 붙혀 놓았습니다.
  "이렇게 볼품 없는 곳에서 나왔으니 내 몸이 온전치 못한가 봐"  하고 슬픈 마음으로 하늘을 쳐다 봅니다.
  "아아 세상은 아름답구나! 저 파아란 하늘, 넓은 공간....."
  먼저 나온 흰나비 두 마리가 술래잡기를 하면서 마음껏 날고 저쪽 하늘 끝에는  산, 산, 산들이 푸르게 둘러싸고 있습니다.
호랑나비는 제몸이 말을 잘 듣지 않는 것 조차 잊어 버리고 이 아름다운 세상에  정신이 팔려 있습니다.
  그 때 저만치서 또 한마리의 호랑나비가 시원스럽게 날아옵니다.
  "어! 나하고 같은 나비다. 같이 가자, 같이 가, 우리도 술레잡기 하자"  호랑나비는 힘차게 날아 올랐습니다.
  그순간,
  "앗, 날았다. 날았어. 나도 날았잖아?" 저도 모르게 하늘을 날았습니다.
  너무 즐거웠습니다.
  힘껏 날개짓을 하며 높이 높이 올랐습니다.
  다리도 튼튼해 지고 날개도 쭉 펴지고 더구나 알룩달룩한 날개가 자랑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이상해, 아까는 왜 날지 못했지? 날개도 무거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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