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느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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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선 언제나 비누 냄새가 난다.’
이 소설은 처음에 이렇게 시작됩니다. 비누 냄새. 비누 냄새는 우리에게 어떤 느낌을 주지요? 우선 후각을 자극하여 상쾌함, 깔끔함, 순수함 같은 것을 떠올리게 합니다. 주인공인 ‘나’는 ‘그’의 냄새를 이렇게 표현함으로써 ‘그’가 ‘나’에게 어떤 존재인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이런 순수하고 깨끗한 ‘그’의 이미지는 이 단편 소설이 끝날 때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다음으로 이어지는 문장은 또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아니, 그렇지는 않다. 언제나라고는 할 수 없다. 그가 학교에서 돌아와 욕실로 뛰어가서 물을 뒤집어 쓰고 나오는 때면 비누 냄새가 난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언제나’가 아니랍니다. 샤워를 하고 난 후랍니다. 오우, 그러면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사람이 깨끗하고 순수해지기 위해선 늘 자기 정화가 필요한 것입니다. 악한 마음이 생기거나 바람직하지 못한 마음이 생겼을 때 그것을 씻어내는 의지, 마음 등이 자신의 순수함을 간직할 수 있는 힘이라는 것이지요. 아마도 ‘그’는 그런 의지가 있는 존재인가 봅니다.

그런데 주인공인 ‘나’는 그런 ‘그’를 볼 때마다 ‘나에게 가장 슬프고 괴로운 시간이 다가온 것을 깨닫는다. 엷은 비누의 향료와 함께 가슴 속으로 저릿한 것이 퍼져나간다.’고 합니다.

왜일까요? 읽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그’와 ‘나’는 의남매(義男妹 ; 의붓남매) 간이기 때문 입니다. 그러니까 부모의 혼인에 의해 피 하나 섞이지 않는 사람들끼리 남매가 된 것이지
요. 의붓남매는 혈통적으로는 남남이지만 부모가 이혼하지 않는 한 도덕적으로는 결혼할 수 없는 것이지요.

참 안타까운 일이죠? 예전에 ‘천국의 나무’라는 드라마를 본 적이 있는데 이 드라마 내용이 의붓남매끼리의 사랑을 소재로 한 것이었죠. 주인공은 한국 사람이지만 무대는 일본이었어요. 그런데 일본은 의붓남매끼리 결혼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남매로 호적에 오르면 그것은 형제가 되는 것이므로 결혼은 안 되는 것이 대다수 나라들의 도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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