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 전체 줄거리 및 감상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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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오다 말고 비가 내렸던 어느 날은 동소문 안에서 인력거꾼 노릇을 하는 김 첨지에게 운수가 좋은 날이었다. 문안으로 들어가는 앞집 아주머니를 전찻길까지 모셔다 드리고 손님이 또 있을까 정류장에서 머뭇거리다가 마침 교원인 듯한 사람을 학교까지 태워다 주었다. 첫째 번에 삼십 전, 둘째 번에 오십 전은 흔치 않는 일이었다. 근 열흘 동안 돈 구경도 못했던 김 첨지는 눈물이 나올 만큼 기뻐했다. 이 돈이라면 모주 한 잔에 앓는 아내에게 설렁탕 한 그릇을 사줄 수 있는 충분한 돈이었다. 아내는 기침을 한 지 달포가 넘었다. 조밥도 제대로 먹지 못했고 약 한 첩 써본 일이 없었다. 게다가 열흘 전에 조밥을 먹고 체해서 병이 더 심해졌다. 그때 김 첨지가 오랜만에 돈을 얻은 걸로 좁쌀 한 되와 나무 한 단을 사주었더니 아내가 냄비에 끓이지만 급한 나머지 익지도 않은 채 먹어서 체한 것이었다. 그러고도 아내는 사흘 전부터 설렁탕을 먹고 싶다고 남편에게 졸랐다. 김 첨지는 마음이 푼푼하던 찰나에 학생이 부르는 소리가 들렸고 소리 나는 쪽으로 가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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