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하의 '영혼의 북쪽' 중 <몽상의 숲>

소개글

박용하 시인의 시집 『영혼의 북쪽』 중 「몽상의 숲」에 관한 리폿 입니다. 시 전문과 감상을 썼습니다. 박용하 시인의 시를 사랑하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목차

5. 「몽상의 숲」

본문내용

정말 제대로 우거진 숲 속을 걷고 싶었다. 숲을 거닐면 몸에 좋은 ‘피톤치드’라는 성분이 생겨 ‘삼림욕’이 한때 유행이기도 했지만, 그런 말이 있기 전부터 나는 제대로 우거진 숲이 얼마나 사람을 압도하는지 알고 있었다.
말없이 고요해지는 것, 대자연이라는 어미 품에 안겨 온순할 대로 온순해 진다는 것, 그리고 여기서 자다가 죽었으면 좋겠다는 야릇한 유혹까지도 난 알고 있었다. 보기 좋은 산은 여럿이 구경 올 수 있지만, 내가 발견한 숲이 제대로 우거진 숲이라면 나조차 다시 찾을 수 없으리만치 조심스러워 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무마다 영혼이 깃들어 있다는 강한 확신이 더 이상 놀라울 것도 없는 경지. 여기서 내가 보는 것 모든 것을 믿을 수도 의심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다는 신기한 결론에 이르는 것을 알고 있다.
나는 어릴 때 숲에서 길을 잃은 적이 있다. 그 숲은 지금 내가 보기에 그다지 울창하거나 신령스럽거나 한 것은 아니었지만, 어렸던 나는 어두워질 무렵 숲 속을 한 시간 가까이 헤맸다. 무서울 것도 없어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쏘다녔다. 내가 여기서 길을 잃으면 좁은 동네라 금방 찾겠지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난 그 때 빨갛게 도드라져 나온 뱀딸기며 푸르디푸른 풀색을 분명하게 보았다. 그리고 마음속의 비밀 장소를 만들며 한참을 놀았던 것이다.
...<중 략>

참고 자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