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중 속의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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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오랫동안 아팠다가 바깥으로 나온 세상은 신선하고 경이롭다. 머리는 맑아지고 더욱 지혜로워진 것 같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면 뭐든 한눈에 들어와 다 알 것 같다. 노인을 뒤따른다. 꼬박 이틀을 따라다녔다. 노인은 군중을 찾으러 돌고 돈다. 혼자일 수 없는 엄청 난 불행이다. 읽히기를 거부하는 신의 자비다.

정체를 밝히기 거부하는 비밀들이 있다. 양심은 밝혀지기를 원하지만 고집스럽게 무덤까지 가져가기도 한다. 범죄는 본질을 드러내지 않기도 한다.
가을날, 저녁해가 질 무렵, 나는 런던의 커피솝에 앉아 있다. 한동안 몸이 좋지 않아서 겨우 회복이 되어가는 중이라 행복감에 젖어 예민한 상태에 있다. 지적 감각이 일어나고 발랄하고 솔직한 이성, 광적이고 피상적인 웅변술에 도달하는 그런 경지에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숨을 쉬고 있다는 즐거움, 긍정적인 쾌감, 차분한 흥미와 호기심이 충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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