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닉슨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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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닉슨>은 미천한 배경에서 성장해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가 처참한 종말로 치닫는 미국 37대 대통령 닉슨의 드라마틱한 생애를 따라가면서, 워터게이트, 카스트로 암살 등 아직도 진실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역사적 사건들에 대해 집요한 분석을 시도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폭로하는 르뽀나, 사실을 있는 그대로 담아 놓은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오히려 승리에 환호하는 닉슨의 모습과 반전 시위 중 끌려가는 대학생들을 교차시키거나, 혹은 영원한 컴플렉스의 대상이었던 케네디의 초상화 앞에서 오열하는 닉슨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파란만장했던 20세기를 조용히 갈무리한다.

빛과 그림자의 두 얼굴을 가진 지도자가 바로 닉슨 대통령이다. 닉슨은 중국과의 핑퐁외교 등을 통해 뛰어난 외교력을 과시하며 미국 국민들에게 ‘밝은 빛’을 보여주었지만,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기도 했다. 닉슨은 워터게이트 사건을 자꾸 은폐하려다 결국 미국민들로부터 버림을 받았다. 그러나 그가 깨끗이 물러난 뒤에는 ‘능력 있는 지도자’ 의 퇴장을 아쉬워하는 여론도 많았다.
대통령 가운데 재임 중에 닉슨처럼 빈번하게 정적들의 도마위에 올랐던 사람도 없었다. 또한 닉슨은 그 불명예를 영원히 안고 살아야 하는 유일한 대통령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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