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의 고독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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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몇 장을 읽으면서 나는 오랜만에 내가 열한두살 정도에 읽었던 세계문학전집중의 한 권-라틴아메리카편-을 떠올렸다. 60여권정도 되는 청소년문학전집이었는데 많은 소설들 중 라틴아메리카편은 유난히 겁이 많았고 아직도 겁이 많은 나에게 왠지 읽기 꺼려지는 부분이었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낯선 발음의 남자 주인공이 여행을 시작한다. 그는 전설을 쫓아 산으로 올라가고 가는 길에 죽은 자의 해골로 만든 장신구들을 줄줄이 달고 있는 몇몇 마녀와 동굴에 숨어사는 꼽추 요정, 몇 천년간 돌에 박혀있는 여인을 만나고 돌에 박혀있는 여인의 젖꼭지를 누르자 거대한 가슴이 반으로 갈라지면서 축축하고 뜨듯한 공기가 가득 차 있고 노란 거미들과 박쥐가 득실거리는 동굴이 나타나는.. 내가 기억하는 것만 끄집어내 보면 대강 이런 줄거리의 소설이었는데, 나는 고등학교에 갈 때까지 이 소설은 읽지 않았다. 정확하게 읽지 않았는지 못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이 책을 읽을 때 머리에 그려지는 영상에는 다른 유럽의 소설처럼 화려하고 귀족적인 장미로 둘러싸여져 있고 곱슬머리를 양갈래로 나누어 화려한 분홍빛 리본으로 묶은 주인공이 나타나지도 않았고 아라비아의 소설에서처럼 까만 얼굴에 신비한 차도르를 두르고 배꼽춤을 추는 왕의 여인이 등장하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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