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와 문학] 해변의 카프카 신화적으로 분석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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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다무라 카프카와 오이디푸스에게 내려진 저주는 어떻게 이루어지게 되었는가? 그들이 필사적으로 도망쳤으나 그 결과 필연적으로 이루어진 저주는 그들이 저주, 곧 금기에 대해 상상하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비록 그것이 금기였을지라도 저주를 피하기 위해 그들은 저주의 내용을 상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들의 상상은 꿈으로 실현되었다. 그 꿈에 대한 책임으로서 저주는 이루어졌다.
저주가 이루어지고 난 후 남은 건 무엇일까? 다무라 소년은 세계의 끝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 소년은 이제 어른의 모습이 되어 과거의 자신과는 다른 또 하나의 나를 이루었다. 그리하여 다시 새로운 시작.
그렇다면 오이디푸스가 저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코린토스를 떠난 것은 운명에 순응하지 않는 용감한 행동일까, 운명을 이기려는 의지가 부족한 나약한 모습일까? 저주가 이루어지고 난 후 운명을 받아들여 자신을 가장 밑바닥으로 끌어내린 것은 자신에게 일어난 모든 비극을 감당해내는 굳은 의지인가, 여전히 운명에 순응한 채로 도전하지 않는 약한 모습일까?
고대로부터 현대로 이어져 내려오는 모든 문학작품을 한권의 책으로 묶는다면 아마도 상당한 분량의 페이지가 오이디푸스라는 하나의 장(=주제)에 속할 텐데, 그 장의 가장 마지막 부분에 쓰여진 것이 바로 이 <해변의 카프카>일 것이다. 이처럼 소년은 마치 고대 신화 속 오이디푸스를 오려내어 현대의 페이지에 붙여 놓은 듯 비극적이면서 또한 충분히 자연스럽다.

참고 자료

무라카미 하루키의 <해변의 카프카>, <소포클레스 비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