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를 향한 쿠빌라이의 우대,유화 정책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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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9년 4월, 태자 왕전이 몽골에 입조하여 사천으로 가서 대칸을 알현했다. 여정은 동경-연경-동관-경조인데, 대칸 뭉케가 이미 7월에 조어산에서 사망했기에 결국 몽골 행영이 있는 육반산에 다다르게 되었다. 사실 이때 몽골의 정국은 급격한 변화에 놓이고 있었다. 악주에서 대남송 전선을 담당하였던 쿠빌라이와 카라코름에서 유수하던 아릭부케가 모두 몽골의 대칸 자리를 노리며 관원과 장령들의 지지를 얻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당시 육반산에 주둔한 몽골군 대다수는 아릭부케를 지지하는 판국이었다. 그해 11월, 쿠빌라이는 아릭부케가 이미 친신을 보내 한지에서 정병하고, 연경행성의 권한을 차지하려는 준비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신속히 익주에서 철수해 북환하였다. 이렇듯 몽골 황실이 둘로 나누어 제위 다툼을 벌이고 있을 때 고려 태자 왕전의 선택은 가히 현명하였다. 그는 서둘러 변량으로 달려가 북상에 여념이 없던 쿠빌라이를 맞이, 양초의 교외에서 조복을 입고 상아를 만든 홀을 들었다. 뒤따르는 신하들 역시 관품에 맞는 의복을 입고 배열해 쿠빌라이를 알현했다. 이에 쿠빌라이는 다음과 같이 기뻐했다.

"고려는 만 리나 떨어져 있는 나라요, 당 태종이 친정하고도 항복시킬 수 없었는데 지금 그 나라의 세자가 스스로 와서 나를 따르니 이는 하늘의 뜻이로다"

이렇게 왕전을 만난 쿠빌라이는 연경에 도착해 곧바로 아릭부케 일당을 처치하는 데 착수했다. 중원 한지의 군사력을 장악하고는 연경에 3개월 넘게 주둔, 이듬해 3월에 비로소 개평에 도달하였다. 연경에 있는 동안 그 번부의 근신, 조량필은 다음과 같이 건의했다.

고려는 비록 소국이나 산과 바다로 가로 막혀 우리고 출병한 지 20여 년이 되었지만 아직 굴복하지 않았습니다. 전세, 고려 태자 왕전이 내조하였으나 마침 황제께서 서정을 나간지라 (왕전이) 머문 지 2년이나 되었습니다. 여태껏 그에 대한 대접이 소박해 그 마음이 (우리를 따르도록) 모으지 목했으니 그는 일단 돌아가면 다시 오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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