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상문] 나라야마 부시코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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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다른 윤리의식을 가지도 있다 해서 그들에게 비윤리적이라는 이유로 그들에게 돌을 돈질 권리는 없다. 우리와 다를 뿐 그들에게도 분명히 윤리는 존재할 것이다. 오히려 우리의 윤리보다 더 현실적이고 현명하다면 현명할 것이다. 자식을 버리지 않고, 노부모를 그대로 모시고 살다간 온 가족이 굶어 죽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이나, 자신들의 물건을 훔쳐간 가족을 몰살시키지 않으면 언제 또 자신들의 식량이 도둑맞을지 몰라 걱정해야하는 현실이 바로 그런 윤리 의식이 당연함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발톱이 빠져가면서도 어머니를 모시고 나라야마 산을 올라가는 다츠헤이를 보면서 오히려 더 인간적임을 느끼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나 싶다.
『나라야마 부시코』를 다 보고 난 후에 이 영화는 죽음에 이르는 길에 대한 영화가 아니라 삶의 길을 보여주는 영화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죽음을 맞이하는 오린의 결연한 모습은 자연스럽다 못해 평온해 보이기까지 했다. 그런 어머니를 바라보며 애정을 포기하는 것이 최고의 애정임을 깨닫는 아들의 모습은 나에게 충격 아닌 충격을 느끼게 해주었다.
태어난 것은 죽게 되고, 높이 있는 것은 아래로 떨어지는 것이 삶의 진리이다. 『나라야마 부시코』는 바로 그런 잔인하고 원시적이지만 슬픈 아름다움이 있는 현실을 보여주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일본말을 배우는 중이라 뉘앙스나 어조의 맛을 제대로 느끼지는 못했지만, 여주인공이 돌절구에 앞니를 짓찧는 연기를 하면서 실제로 이 두 개를 잃었다는 얘기를 들으니 이 영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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