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론] 세기말 영화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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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변한 것이 아무 것도 없다. 다만 더 처참하게 무너졌다는 것 뿐. 송능한의 <세기말>은 3류 시나리오 작가인 두섭, 원조교제로 생활비를 벌고 있는 여대생 소령, 한국 현대사를 온통 저주하고 있는 만년 강사 상우, 그리고 충무로 길거리에서 요요를 팔고 있는 익명의 사내를 통해 한국 사회의 모순과 그에 대한 좌절감을 직설법으로 그려내고 있다. 우리는 타락한 유학생 현일의 머리통을 깨버리는 요요사내의 분노에서 영호의 찡그린 얼굴을 발견하고, 도시 뒷골목 더러운 쓰레기더미에 누워서 마약 주사를 맞고 있는 소령에게서 피를 흘리며 뒷자석에 쓰러지는 영호의 좌절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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