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론] 친구, 남성들의 서사학, 수컷들을 위한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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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경택 감독의 <친구>를 보면서, 이상하게도 나는 <쉬리>와 <공동경비구역 JSA>를 떠올렸다. 세 편이 모두 블록버스터형 영화라는 점, 그리고 세 편 모두 흥행 기록을 갈아치우는 '대박' 영화라는 점에서 연상 작용이 작동한 것일까. 그리고 이 연상 작용의 한쪽 끝에 <박하사탕>이 웅크리고 앉아 있다.

극장 홍보용 팜플렛에는 다음과 같이 다소 유치한 문구로 <친구>를 소개하고 있다. "'Stand by me'의 어린 시절, 'Beat'의 고등학교 시절을 거쳐, 'Once upon a time in America'로 성장한 유오성, 장동건의 노스텔지어 리얼 휴머니티!" 복고 취향의 문화적 아이콘과, 박물지(博物誌)의 머리말과 같은 과거 유물에의 탐식성. '노스텔지어 리얼'은 <박하사탕>에도 적용될 수 있는 수식어이고, '리얼 휴머니티'는 '공동경비구역 JSA'에도 붙일 수 있는 접두사이지만, 그렇다면 <쉬리>는 왜 갑자기 이 영화를 보는 동안에 눈치 없이 끼어 들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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