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공자, 한국 방문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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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는 충격에 사로잡혔다. 사람답게 살기 위해 공부를 한다지만 마치 주객이 뒤바뀌어도 한참 뒤바뀐 것 같았다. 공자는 그리고 이후의 학생과의 대화에서 대학이라는 곳에 가는 이유가 심화된 학문을 하고 싶은 의도가 아니고 단지 대학에 가야한다는 맹목적인 이유로 지금 밤을 지새며 공부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학생에겐 도와 덕, 인과 예라는 개념은 생활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윤리교과서 몇 페이지”에 나오는 시험대비용 암기지식이라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다음날 아침 여의도 주변을 거닐다가 국회앞에 이르게 되었다. 국회로 들어가는 새까맣고 번쩍이는 차량들. 안에 누가 타고 있는지도 알아 볼 수 없었다. 국정을 의논하는 국회로 들어가는 것을 보면 공직자들인 듯 한데 그렇다면 국민들이 잘 보이게 하고 다녀야 할 텐데 마치 죄지은 사람처럼 숨어 다니는 것은 이상했다. 한국에서 뉴스를 가만히 보고있노라면 고위 공직자들의 비리와 부정 부패가 극에 달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한 소식에서 고개를 돌리고 묵묵히 창가를 바라봤더니 제자가 물었다.
“선생님. 무슨 고민이라도 있으십니까? 그리고 요즘 정치를 멀리하고 계시는 듯 한데, 무슨 까닭이라도 있으십니까?”
“서경에 이런 말이 있다. ‘부모에게 효도하는 사람은 형제간에도 우애가 좋다. 정치는 이 원리를 확대 시킨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정치인의 자리에 앉아 에헴~하고 있다고 해서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고 또한 가만히 있다고 해서 정치에서 벗어나 있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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