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김훈 칼의 노래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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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지 6.4장의 짧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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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물의 내면을 상상해 보는 버릇이 있지요"
김훈은 사물을 오랫동안 바라보고 그 사물에 대해 깊게 그리고 여러 방면으로 생각한다. 칼의 노래를 쓸 때에는 충남 아산 현충사에 있는 이순신 사당에 여러 번 갔다고 한다. 현의 노래를 쓸 때에는 서초동 국악원 내 악기박물관에 갔다고 한다. 그에게 사물은 몸으로 체득해야 하는 대상이다. 그의 몸이 칼이 되고 악기가 되기도 하며 길이 된다.
《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세상의 길들은 몸 속으로 흘러 들어온다 …… 흘러오고 흘러가는 길 위에서 몸은 한 없이 열리고, 열린 몸이 다시 몸을 이끌고 나아간다.》 사물과 몸의 동일화를 거치면서 김훈은 사물을 인식한다.

칼의 노래는 김훈의 작품 중에서 내가 두 번째로 읽은 작품이다. 자전거 여행 이후 읽게 된 그의 글은 문장이 짧고 힘찼다. 무인(武人)이 된 그는 담담해졌다. 절제된 표현으로 대립되는 것 사이에서 말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그것은 여운이기도 하고 대화이기도 하지만 그 속은 비어있었다.
"생(生)의 긍정을 배면에 깐 탐미적 허무주의의 세계관" 이라는 작가 김훈에 대한 평(評)처럼 그의 글은 공허하다. 그는 이것(This)과 저것(That)의 사이를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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