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술사] 정림사지5층석탑과 백제금동대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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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사를 다녀와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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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에는 백제 문화 유산 말고도 볼 것이 많이 있었다. 먼저 무량사를 둘러보고, 시인 신동엽의 시비를 들러, 정림사지 5층 석탑을 보러갔다. 정림사탑은 생각보다 매우 컸다. 그 근방의 웬만한 곳에서는 적어도 탑의 꼭대기는 다 보일 것 같았다. 책을 통해서 사진으로만 접했던 것과는 그 느낌이 매우 달랐다. 책을 통해서 보았을 때는 옥신에 비하여 옥개석이 넓어서 마치 염라 대왕의 모자 같이 우스꽝스럽게 생겼다고 생각했었는데, 직접 보았을 때의 첫 느낌은 '장엄' 그 자체였다. 높이 8.3m의 잘 짜여진 탑을 보고있노라니 모진 세월을 견뎌왔을 이 탑에서 경건함까지 풍겨 나왔다. 작은 사진으로 볼 때에는 이 탑이 목조탑 양식이라는 말을 이해하기 힘들었는데 실제로 많은 돌을 깎아서 나무집 짓듯이 차곡차곡 쌓아놓은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옥개석은 넓기 때문에 여러 개의 석재로 되어있으면 곧 무너질 것 같은데 어떻게 접착을 위한 다른 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단지 돌을 쌓아 올리기만 하여 탑을 만들었는지 선인들의 뛰어난 감각과 과학성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탑신의 각 층의 전각을 이은 사선은 긴장감을 주면서도 동시에 너무 날카롭거나 기교스럽지 않은 안온함을 준다. 내 키 만한 1층 탑신의 면석에는 당나라 장군 소정방이 백제를 무너뜨린 후에 새겨놓은 기공문(紀功文)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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