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고도 가까운 읽기, 쓰기, 고독, 연대에 관하여/리베카 솔닛 지음
- 최초 등록일
- 2023.09.26
- 최종 저작일
- 20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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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둘째인 동생과 막냇동생에게 이건 다 함께 노력해야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만약 이 대혼란이, 여태까지 어머니의 병이나 불평이 그랬던 것처럼 어머니와 나 사이의 비밀로만 남게 된다면, 내가 남아나지 않을 것 같았다. 형제들은 나와는 다른 방식으로 어머니를 위해 많은 일을 했다. 그들이 각자 부담을 나누어 가졌지만, 응급 상황이 닥쳤을 때 어머니가 전화를 거는 대상은 언제나 나였다. 한 번은 왜 다른 형제들에게는 전화를 하지 않고 늘 나만 찾느냐고 어머니께 물어보았다. 어머니는 이렇게 대답했다. "음, 너는 딸이잖아." 그러고는 덧붙였다. "너는 온종일 집 안에만 있으면서 아무것도 안 하잖아" 작가의 삶은 그렇게 묘사될 수도 있었다.
-> 사람들은 내가 노는 줄 안다. 사실 논다. 정확하게 보고 있다. 나는 아침에 일어나서 밥을 먹고 한 시간을 걷는다. 그렇게 정신을 차리고, 7월 8월에는 너무 더워서 걷지 못하는 날도 많다. 그리고 책을 읽는다. 밥을 먹고 또 책을 읽는다. 사람은 거의 1년에 한 두 명 따로 만나고 자주 만나지 않는다. 이전에 경계가 없을 때는 사람을 만나서 많은 이야기를 쏟아냈으나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다. 글을 쓰니까. 보고 싶은 사람은 가끔 보는데 할 말이 없다. 마흔이 넘어서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크게 변한 것 같다. 나는 일을 바꾸면서 사람들 사이에 있는 듯 없는 듯 지내고 싶다. 존재감 없이. 놀고 있는 지금 나는 가장 마음이 편하고 행복하다. 일을 하기 위해서 길러진 사람들이 있을까? 회사 생활이 잘 맞는 사람이 있을까? 지켜보건대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10년이 지나도 20년이 지나도 30년이 지나도 삶의 모습이 다들 비슷했다. 그러나 나는 한 가지 모습으로 계속 살 수가 없었다. 모든 것 중에 가장 확실한 것은 모든 것이 변화한다는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지금, 나는 많은 일을 하는 그 어느때보다 태평하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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