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수업] 결혼과 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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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이 흘러서 이젠 내 나이가 벌써 25살이 되었다. 친구들
사이에서 나의 별명은 ‘천연기념물’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나는 아직
까지 여자친구가 없다. 태어나서 지금껏 이성교제를 해본 적이 없는 것이다. 이런 나를 신
기하게 또는 이상하게 보는 이들이 많다. 그렇다고 나에게 육체적 혹은 정신적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나만의 변명을 해보자면, 이성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았으며 나의 주변에는 여자가 없다는 것이다. 중학교, 고등학교를 남자학교를 다녔다. 약간의 기대를 가진 대학에서도 우리 과에는 여자가 단 한명도 없다. 세상에 반절은 여자라며 어설픈 핑계라는 소리도 하지만 생판 모르는 지나가는 여자에게 관심을 표할만큼 난 용감하지 못하다. 영화같은 만남을 꿈꾸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의 안면은 있어야 무엇이라도 해 볼 것 아닌가. 내가 천연기념물이 된 다른 이유는 나는 숫총각이라는 이유이다. 즉 여성과의 성적 경험이 없다는 것이다. 나는 이것이 내 또래의 모든 남성이면 당연한줄 알았다. 적어도 대학교 1학년 때까지는 말이다. 군대시절 거의 모든 부대원들이 총각이 아니라는 사실에 경악했고, 나의 절친한 친구들까지도 그렇다는 사실에 절망했다. 내 자신이 지극히 순진하고, 순결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나도 이성에 관심 있는 보통의 20대 남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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