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9회 마로니에 전국 청소년 백일장 차하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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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바다

푸른 파도 소리가 적막을 쓸어내던 밤
깜깜한 악몽은 자꾸 내 목덜미에
깊은 발자국을 찍고 달아났다
나는 그 밤부터 엄마가 온다던 그날까지
손가락으로 셈을 했다 손가락
사이로 차오르던 푸른 달빛
어둠에 젖은 파도 소리가
나를 덮칠까봐 나는
젖은 뺨을 닦으며 할머니 방 문을 두드렸다

까만 어둠의 겹을 밀치고
할머니와 함께 걷던 밤바다를 기억한다
차가운 달빛의 온도,
할머니 몸에서 나는 바다 냄새
내 폐부 깊숙이 고여가던 바닷바람
파도가 발뒤꿈치를 간질일 때마다
뒤를 돌아보면 바다는 깊은 호흡으로
내 발자국을 쓸어주고 있었다
할머니 젖가슴 사이에 얼굴을 묻고
할머니는 바다내음 가득 배인 손으로
내 등을 쓸어주셨다, 할머니 손이
조곤조곤 달래듯 지나가면 목덜미에
찍혀 있던 악몽의 발자국도 함께 사라지곤 했다
할머니 손 안에 고여 있던, 진도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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