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한국어문학의 이해 - 고전 각색 (심청전)
- 최초 등록일
- 2024.05.30
- 최종 저작일
- 20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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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진푸름 씨 처음부터 자세하게 얘기 해 볼래요? 심청 씨를 처음 만난 건 언제였어요?”
김 형사는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여전히 세제 냄새가 나는 깨끗한 침대 위에 기대 앉아 있는 남자는 21살답게, 아직 소년티를 못 벗은 얼굴이 새하얗게 핼쑥했다. 창문 밖을 향하고 있는 그의 눈에 잠시 슬픔이 깃 들었다. 그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모른다면 아무도 시력을 잃었다고 믿지 못할 만큼 그의 눈은 멀쩡해 보였다.
“처음 만난 건 다리 위에서였어요. 그땐, 우리 둘 다 삶의 끝에 서 있었거든요.”
차분히 입을 뗀 그의 목소리는 가라 앉아 있었지만, 그녀를 떠올리는 그의 입가에는 엷은 미소가 머물러 있었다.
“누나가 아니었다면, 저는 아마 그렇게 저를 불쌍하게 생각하면서 죽었을 거예요. 그때 죽었어야 했는지도 모르겠네요.”
김 형사는 가만히 그의 다음 얘기를 기다려주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갓 어른이 된 소년이 감당하기엔 이야기의 무게가 만만치 않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때 저는 막 사고를 당했고, 더 이상 살 가치를 못 느끼고 있었죠. 그림 대신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았어요. 그림은 저의 존재 이유였거든요. 시신경을 다쳐서 회복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순간부터 제 머릿속에는 온통 자살 생각뿐이었죠. 그래서 며칠 뒤, 찬장에서 잡히는 양주병을 들고 새벽에 몰래 나와서는 콜택시를 타고 한강다리 위에서 내려달라고 했어요. 왜 하필 뻔한 한강이었나 싶으시죠? 한강 말고는 아는 곳이 없었어요. 그냥,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리는 건 너무 아플 것 같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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