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연세대학교-현대사회와문학]
[추적하는 영웅, 그가 넘나드는 공간 -정세랑과 김초엽의 SF소설을 중심으로]
정세랑의 <리셋>, 김초엽의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의 영웅으로 묘사되는 '앤'과 '올리브'를 공간의 관점, 그리고 포스트휴머니즘적 관점으로 분석한다.
목차
1. SF의 영웅들
2. 추적하는 영웅 – 지구와 마을을 구원하는 “올리브”
1)출발, 분리
2)시련과 입문
3)귀환
3. 추적하는 영웅 – 지구를 위해 지구를 파괴하는 “앤”
1)출발, 분리
2)시련과 입문
3)귀환
4. 그러나, “불완전한” 영웅들
5. 이동하는 영웅들, 그리고 추적의 공간
6. 영웅, 공간, 그리고 현실
본문내용
SF의 영웅들
현대 SF 영화를 감상할 때 ‘영웅’을 발견하는 것만큼 쉬운 일이 없다. 전 세계적인 열풍을 끌고 있는 영화 <아이언맨> 시리즈(2008-2013)를 포함한 대다수의 마블 시리즈가 특히 그러 하다.
<중 략>
김초엽과 정세랑의 소설에는 고전 영웅 서사와 분명히 구분되는 지점이 존재한다는 사실 또한 명시한 바 있다. 그들의 영웅은 다양한 “소수자적” 정체성을 가진 인물로서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도는 “세계에 대한 합리적 설명을 시도하고 윤리적인 변화를 도모함으로써 더 나은 세상을 상상할 수 있게” 한다.
본고에서는 두 작품 속 영웅의 서사가 원질신화 서사 구조와 일치하는 점, 그리고 구분되는 점을 밝힘으로써 두 영웅이 왜 이러한 정체성의 변화를 보이게 됐는지, 이러한 시도가 현실에는 어떠한 파급력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두 영웅은 공간의 이동을 매개로 하여 영웅적 정체성을 획득한다는 점에서, 이동의 대상이 되는 공간의 의미가 중요하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이를 중심으로 포스트 휴머니즘 관점에서 분석한 결과, 두 작품 모두 휴머니즘의 공간에서 포스트 휴머니즘의 공간으로 이동하는 과정이 나타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SF는 과학적 상상력을 결합하여 현실에서 발생하는 일들, 그리고 발생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문제의식을 제기한다. 그 과정에서 영웅은 다양한 공간을 이동하며 자신의 소명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두 작품에서 나타난 영웅의 소명은 모두 ‘포스트 휴머니즘으로의 변환’이다. 영웅의 모빌리티를 통한 포스트 휴머니즘 세계의 달성은 현실의 독자에게 보다 긍정적인 미래에 대한 상상을 가능하게 한다. 동시에 소수자적 정체성을 가진 인물을 영웅으로 드러냄으로써,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이들에 대한 존중과 관심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이러한 메시지를 이어받은 현실에서는, 이를 어떻게 수용하고 반영할지에 대한 사고의 확장이 이루어져야 한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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