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축사] 한국의 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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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高句麗)의 기와는 수도였던 즙안(輯安)이나 평양부근에서 다수 출토되며, 적갈색의 색조와 수막새의 연꽃잎이 복숭아씨모양으로 날카롭게 표현된 것이 특색이다. 수막새의 문양으로는 불교가 전래된 4세기 후반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연꽃무늬 이외에도 인동(忍冬)․보상화(寶相華)․도깨비[鬼面]무늬 등이 있다. 또한 끝암키와[端平瓦]․망새[치尾] 등의 특수한 기와도 제작되었는데 평양 안학궁지(安鶴宮址)에서 출토된 망새는 높이가 2m를 넘어 당시 건물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백제는 초기인 한성도읍기의 기와는 고구려의 영향이 약간 감지되지만, 본격적인 기와제작은 웅진으로 천도한 475년부터 중국 남조(南朝) 의 양(梁)에서 영향을 받아 발전하게 된다. 538년 부여로 천도한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발전시켜 신라와 일본에 영향을 주게 된다. 백제의 수막새는 초기부터 연꽃무늬를 주된 문양으로 쓰는데, 꽃잎의 끝이 구부러지면서 부드럽게 들려 부드럽고 단아한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연꽃무늬 외에 간단히 파문(巴文)이나 민무늬 수막새도 만들어졌으며, 망새와 서까래 끝에 부착시키는 서까래기와[椽木瓦]도 나타난다.
신라는 고구려, 백제보다 기와의 제작 사용이 다소 늦게 시작되었으나 후에는 문화의 극성기를 이루는 통일신라 기와에 연결되는 기틀을 마련하기에 이른다. 막새무늬는 연화문이 장식되었는데 앞서의 신라기와는 고구려, 백제의 영향으로 인해 표현에 있어 강렬한 인상과 소박한 맛이 동시에 나타나 있지만 전반적으로 아직 세련되지 못한 투박한 감을 주는 것이 그 특색이라 하겠다.
6세기 전반부터 고구려의 영향을 받아 양식적으로 서로 다른 두 계통의 복합 과정을 거치면서 6세기 후반에는 연판의 내부에 능선(稜線)이 새겨지고 연꽃잎의 끝이 둥글게 되거나 치켜 올라가는 독자적인 양식을 전개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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