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11분'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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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답을 찾아 떠나는 여정’이라는 형식을 취하였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표면적으로는 섹스가 주제이지만 본질적으로는 지극히 종교적인 색채를 띄고 있음을 시사한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 ‘순례자’ 운운하며 이야기 할 때마다 무슨 소리인지 이해가 안됐었다.(이제야 알 듯 하지만) 이 작품은 지극히 종교적이면서도 몸과 쾌락의 자유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이들이 꿈꾸는 것은 기독교 이전의 고대종교이다. 작가는 인물들의 입을 빌어 섹스의 기쁨에 대한 솔직한 욕망이 나아가 영혼까지를 구원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에 의하면 섹스와 사랑, 그리고 삶의 진리는 기독교 세계관 속에서 지나치게 오랫동안 왜곡되어 왔다. 작품의 무대인 스위스 제네바는 서구 문명사회의 가장 응축된 결정이며 베른가(창녀촌)를 찾는 성공한 사내들은 섹스를 갈망하면서 동시에 구원을 갈망하는 대중들이다. 주인공 마리아는 이들을 위해 해답을 찾아 헤매며 마침내 이슈타르, 이시스, 베스타와 같은 성스러운 창녀의 계보를 잇게 된다. 그녀의 이름은 기독교 전통에서 ‘구원받은 창녀인 막달라 마리아’와 동정녀인 성모 마리아로 분리될 수밖에 없었던 성스러운 창녀-여신 전통의 운명을 암시하고 있다. 작품 형식 역시 고대 신화의 형식을 차용하고 있는데 중심에는 그 이름이 암시하듯이 성녀이자, 창녀인 브라질 출신의 고급 창녀 마리아가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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