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무용]아크람칸 공연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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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무용 아크람칸을 보고 쓴 글입니다.
약간 비판적으로 써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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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유감이다.
아무 것도 느낄 수 없었고 어떤 것도 깨닫지 못했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진실이라면, 뒤집어 말해서 “모르는 만큼 볼 수 없다”라는 말도 진실이다. 그리고 ‘아크람칸’은 그러한 진실을 뼈 속 깊이 느끼게 해주었다. 공연을 보는 중에나 공연을 보고 나서나 머리 속에 맴도는 건 오리지 “뚝딱”거리는 소리일 뿐, 생소하고 신기하다는 느낌이외에 그 어느 것도 전달받지 못했다.
나름대로 무식한 티를 내지 않으려 각각의 동작들을 ‘대지’라는 공연의 주제에 이리저리 끼워맞춰 보며 무엇을 표현하려 했는지 주의깊게 관찰해 보기도 했지만, 오히려 그러면 그럴수록 “우습다”라는 생각만이 커졌던 걸 왜일까.
현대무용이라는 예술장르의 특징을 이해 못하고 감화받지 못하는 것이야 계속 접하고 공부하는 과정을 반복한다면 점차 나아질 수 있는 것이고, 그런 점에서 처음 접하는 대상에 대해서 너무 일찍 마음의 문을 닫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처음’이기에 나름대로의 의의는 있다.
그렇지만 정말 유감이었던 것은 공연의 주제의식 그 자체였다. 영국에 살고 있다는 어느 안무가가 자신이 대지를 직접 밟는 순간이 “오직 슈퍼에 물건 사러 갈 때”뿐임을 문득 깨닫고 인간에 의해 억압당하는 ‘대지’를 표현하려 했다는 그의 거창한 주제의식 그 자체가 거슬렸던 것이다. 현란한 조명, 이국적인 음악, 열정적인 무용수들이 어우러져 ‘멋진 작품’이 되었을 수도 있지만, 막상 ‘대지’라는 주제 자체는 그러한 작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이용’되고 있다는 느낌이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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