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요시모토 바나나 암리타

소개글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 <암리타>의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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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바나나의 소설은 빛나는 청춘의 계절을 보내는 이들의 삶에서 나뭇잎의 잎맥처럼 뚜렷이 드러나는 상실과 고독을 섬세한 펜 끝으로 증명해내고 있다. 바람같이 투명한 젊은 날의 기억과 우울하고 절망적이지만 아직은 아름다운 세상에 대한 통찰.. 후각과 청각으로 먼저 다가오는 뛰어난 묘사력은 고통스러운 시간을 독특한 향으로 풍화시킨다. 따라서 그의 소설을 읽고 주인공이나 내용에 관해 오랫동안 기억한 경험은 없다. 이국의 태양 아래 부서지는 파도, 쌉싸름한 눈물, 갓 구운 빵의 냄새, 달디단 낮잠 등 몇 장의 슬라이드 사진처럼 이미지로 기억되는 것이다.
그렇게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소설 <암리타>는 상처 난 줄도 모르고 지내다 돌아보니 피가 배어나오는 작은 생채기를 하나씩 안고 사는 젊은이들을 그려내며 우울 속에서 희망을 노래한다. 종내에는 청량제 같은 상쾌함까지 안기며 “세상이란 한번 살아볼만 하다.”는 혼잣말을 자아낸다.
세상이 할퀸 삶을 돌아보며 다시는 다치지 않겠다고 웅크리고 있는 작고 겁 많은 아이. 그럼에도 창 밖의 풍경을 힐끔힐끔 내다보는 무언가에 대한 그리움으로 응고된 마음을 가진. 난, 아직도 아이로 머무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엇갈리는 인연의 기록에서 울고 웃는 청춘의 나약함에 아직은 뭐라 말할 수 없는 나이인 내가 사쿠미의 기억 찾기 여행에 흔쾌히 동행했던 것은 조금 더 용감해지겠다는 또 하나의 다짐이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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