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백마강달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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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려고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금새 최근 관람한 영화의 평들이 쏟아지고 금방 어떤 영화를 보면 좋을지 판단할 수 있는 반면 연극은 그렇지가 못하다. 사람들이 많이 본다고 반드시 좋은 연극이 아니오, 잘못하면 영화보다 최소 두 배 이상은 내야 하는 티켓 값이 아까워질 수도 있다. 연극을 많이 보려 하는데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나는 내 선택으로 연극을 본 적이 좀처럼 없는 것 같았다. 중학생 때부터 했었던 학교에서의 연극부 활동으로 선생님께서 추천해주신 연극을 보거나 다른 누군가가 데려가서는 보았으나 내 자의로 연극을 관람한 것은 몇 안 된다. 대학 와서까지 연극 수업도 듣겠다, 대학생도 돼서 문화인 행세도 하고 싶겠다, 연극은 보고픈데 어떤 연극을 보면 좋을지 잘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연극 수업 교수님이 극찬하신 오태석씨의 작품을 보고자 했다. 그제 동승아트센터에서 본 ‘백마강 달밤에’가 바로 그 오태석씨의 작품이다. ‘백마강 달밤에’는 꽤나 인상적인 작품이었고 내가 느낀 것들을 하나하나 뜯어서 얘기하고자 한다. ‘백마강 달밤에’는 한마디로 엄청나게 자유분방한 연극이었다. 연극은 특징상 갖가지 제한에 얽매이기 마련인데 본 연극은 그러한 특징을 제한이 아니라 장점으로 만들어버리는 기교를 자랑한다. 연출자가 연극에 대한 대단한 센스를 갖고 있음을 연극을 본 지 얼마 안 돼서 금방 알 수가 있다. 마치 형식이고 뭐고 없어 보인다. 그만큼이나 연극의 제한들이 틀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연극으로서 고유의 장점으로 작용하게 만드는 재주가 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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