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탱게르의 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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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마르탱 게르가 사형에 처해질 때 버트랑은 눈물을 흘린다. 이 눈물의 의미는 세 가지정도로 헤아릴 수 있을 것이다. 첫째는 ‘자신만의 진짜 마르탱 게르’의 죽음, 둘째는 빼앗긴 행복, 그리고 마지막은 정형화된 관습 속으로 들어가는 자신의 모습이다. 자신에게 따뜻했고 어찌 보면 자신에겐 희망이 되어준 가짜 마르탱 게르의 죽음 앞에서 연민을 느꼈을 그녀로서는 눈물이 나는 것이 당연하지만, 이 영화 속에서의 눈물은 더욱 심오한 의미들을 지닌다고 본다. 자신의 행복을 빼앗을 수 밖에 없는 사회적 구조에 분노한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진짜 마르탱 게르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하는 것과 소리 없이 흘리는 눈물밖에 없는 것이다. 당시 사회(종교와 관습 등)가 요구하던 굳어져 있는 모습들, 즉 무미건조한 생활과 남편에 대한, 사회에 대한, 복종과 인내, 헌신, 육체적 욕망으로 인한 고통으로 되돌아갈 수 밖에 없는 사회적 모순을 대신하는 눈물인 것이다. 사람들은 영화를 볼 때, 각자 선호하는 취향이 있다. 호쾌한 액션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스릴러물을 좋아하기도 하고, 오싹한 공포영화, 발랄한 로맨틱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을 선호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를 딱 잡아 하나의 장르에 편입시킬 수 없다고 생각한다. ‘펠리컨 브리프’같이 법정 스릴러라고 부르기에도 애매하고, 과거의 사실을 재연했으니 역사드라마라고 장르화 시키기에도, 남녀 사이의 사랑이야기라고 치부해버리기에도 무언가 석연치 않다. 다만, 이 영화를 감상할 때, 역사적 지식을 가지고 조금 더 되새김질 해가며 소화해낼 수 있다면, ‘쟝 드 코라’, ‘카리에르’, ‘다니엘 비뉴’와 배우들이 우리들에게 보이고자 했던 것들을 한껏 감상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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