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따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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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영유 고을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어촌에서 살았다. 그의 부모는 모두 그가 어렸을 때 죽었고, 그는 곁집에 사는 그의 아우 부처와 자기 부처뿐이었다. 그들 형제가 마을에서 제일 고기잡이를 잘하였고, 배따라기도 그 마을에서 그들이 제일 잘 불렀다. 말하자면 그들 형제가 그 마을에서 대표적인 사람이었다. 그의 아내는 미모가 매우 절색인데다가 성격도 명랑하고, 대단히 천진스러우며 쾌활하여 아무에게나 말 잘 하고, 애교를 잘 부렸기 때문에 그는 아내에게 샘을 많이 하였다. 때문에 그는 가끔 아내를 발길로 차고 때리기까지 한다. 싸움을 할 때는 옆에 사는 아우 부처가 와서 말리기도 하는데, 그 때마다 그는 아우 부처까지 때려 주었다. 그가 아우에게 그렇게 구는데는, 그의 아내가 아우를 매우 친절히 대하기 때문이었다.
그가 영유를 떠나기 반 년 전쯤 그의 생일 날, 그가 아내를 주려고 거울을 사 가지고 돌아와 그의 집 방안에 들어설 때에 뜻밖에도 기이한 장면이 벌어져 있었다. 방안에 있는 쥐를 잡는다고 그의 아내와 아우가 옷을 풀어헤치고 있었다. 그의 아우는 수건이 벗겨져 목뒤로 늘어지고, 저고리 고름이 모두 풀어져 있으며, 그의 아내는 머리채가 모두 뒤로 늘어지고 치마가 배꼽 아래로 늘어지도록 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의 아내와 아우는 그를 보고 매우 당황해 하였다. 오해를 한 그는 아내를 때려 그녀로 하여금 바다에 빠져 자살하게 하고, 그의 아우는 고향을 떠나게 된다. 그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아우를 찾아 정처 없이 떠돌게 된다.
이 소설의 구성은 액자구성을 바탕으로 한다. 그것이 이 소설을 더욱 어렵게 만든 것 같다. 「배따라기」같은 소설들을 읽고 난 뒤 “응?” 이란 소리가 나오게끔 조금은 이해하기 힘든 구조로 되어있지만 생각해보면 이러한 구조가 아니었다면 스토리를 어떻게 담아냈겠는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이러한 소설 형식은 이야기밖에 또 다른 서술자의 시점을 배치함으로써 전지적 소설 방식에서 탈피하여 다각적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갈 수 있는 이점을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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