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 동의보감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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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동의보감의 시작은 답답함의 일색이였다.
그 시대상에서 오는 답답함부터, 허준 이라는 인물에 대한 답답함, 그를 바라보는 두 여인네의 처철하리만치 안타까운 숭고함까지 이해할 수 없는 인물들 투성이였다. 그 뿐이 아니다. 그저 권위만 내세우듯 차갑고 냉정하기만 한 ‘유의태’와 그의 아들 ‘유도지’, 아내가 아닌 어머니로서의 존재 가치 뿐인 ‘오씨’, 서로서로 잡아먹지 못해 아웅 거리는 유의태의 제자들 ,이 소설의 모든 등장인물들은 나에게 이해할 수 없는 존재들이다.
하지만 소설이 진행되면서 인물들의 성격을 알아가게 되었고, 인간적으로나, 의료인의 자세로나 많은 감동을 받기도 하였다.
소설 동의보감은 소설로서의 흥미성을 잃지 않았다. 읽는 내내 무리 없게 이어지는 인물들의 연관성과 사건들은 3권이라는 짧지만은 않은 내용을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 주었다.
소설을 읽는 면서 많은 부분에서 현 우리네 사는 모습들이 보이기도 하였다.
어떻게 해서든 아들 ‘겸이’를 서당에 보내고자 하는 '다희'의 마음과, 아들의 출세를 위해 내의원에 보내고자 남편을 닥달하는 손씨의 모습은 그리 낯설지 않다. 남편과 자식의 성공만이 나의 행복이 될 수 있다는 여자들의 마음...... 이것은 비단 한국여인들만의 것인가? 아니면 모든 여성의 공통점일까?
그리고 내의원 안에서 의원들의 줄서기는 우리사회와 정치의 모습과 하나도 다른 점이 없었다. 그리고 협동하지 못하고 제하나 살겠다고 서로서로를 못 잡아 안달인 유의태의 제자들의 모습과 어느 그늘이 더 크고 안전한 것인가를 찾아 옮겨 다니며 살아가야하는 약한 자들의 모습에서 우리 서민들이 살아가는 강팍하면서도 참 안 된 현실이 보였다.
사람들은 모든 것을 제 눈으로만 보듯이 나 역시도 책을 읽는 동안 나의 입장과 관점에서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동의보감 역시 여자라는 눈과, 간호학을 배우고 앞으로 간호사가 되어 환자의 앞에 서게 될 예비간호사로서의 눈으로 읽게 되었다.
허준의 처, ‘다희’는 안타깝고 딱할 뿐 이였다. "여자팔자가 그런 것이지 뭐." 이 말이 딱 들어맞았다. 남편하나 잘못만나 그 고생고생 생고생을 하는 것이, 참 여자로서 서글펐다. 나에게 ‘허준’은 명의이기 전에 가족하나 건사하지 못하는, 자신만 믿는 여자하나 보호하지 못하는 책임감 없는 남자일 뿐이다. 제 새끼들 배곯아 비쩍 말라가고, 처라는 여자가 도둑누명을 쓰고, 바느질로 손톱이 갈라지는 판에 최고의 의서가 어떻게 눈에 들어온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모든 상황과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제 길을 놓지 않은 ‘허준’을 높여야 맞는 것인지는 아직도 혼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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