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 영화 넬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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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신껏 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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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이미 싸늘해진 사체의 구두끈을 조심스레 묶으며 흥얼흥얼 그 누구도 알아들을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의 언어가 어느 외딴 오두막집 소녀(넬)의 작은 입에서 새어나온다. 그에 이어 빗으로 곱게 빗질을 하고 정성스레 손을 씻기고 마지막으로 먼 옛날 그리스시대의 장례식처럼 죽은 자의 눈에 노잣돈으로 동전 두 닢을 얹듯 죽은 제 어미의 두 눈에 깨끗한 야생화를 곱게 내려 앉힌다.
여기는 전기도 없이 모든 문명의 힘을 부정하는 곳으로 넬은 언어장애를 갖고 있던 제 어미와 단 둘이 살아오다 어머니를 여의고 이제는 홀로 남아 지난날을 추억하며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있었고 앞으로도 그랬을 것이다. 만약 제리가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제리는 한 시골 마을에 사는 ‘인간적인’ 의사이다. 인간이니 굳이 ‘인간적’이라는 표현이 문법적으로 맞지 않은 것처럼 들리지만 ‘비인간적’이라는 말의 반대말 외에도 너무나 많은 뜻이 담겨져 있다는 것을 알기에 더욱 나는 강조하고 싶어진다.
이토록 인간적인 의사이자 넬의 수호천사인 제리는 넬과의 첫만남을 갖게 된 그날을 잊지 못한다. 마을 보안관이 “What the hell is that!"이라고 표현한 넬을 ”She is afraid."라고 했던 것부터 참 인상적었던 그는 그 후에도 끊임없이 그녀가 내는 소리를 듣고 그녀 곁에서 앵무새처럼 말을 따라하고 결국 운명처럼 넬의 수호신이 되어버린다.
그 과정이 아름답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이 영화를 잊지 못하는 거겠지만 가장 아름다웠던 장면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모습으로 제리가 고요한 밤 따스한 달빛이 고스란히 물결위에 춤추는 호숫가에서 한껏 기분이 좋아진 알몸의 넬에게 다가가는 장면 제리가 그래야만 했던 이유는 넬이 가진 공포의 근원인 세상의 밝은 빛과 남성의 성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치유하기 위해서였는데 이때 제리와 폴라는 세상의 (밝음의 죄악, 낮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어두운 면 뿐만 아니라 아름다움도 공존하고 있음을 깨우치게 하고 작게는 남자의 성기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버리려 했던 것이다.

참고 자료

영화 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