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창작] 오정희의 중국인 거리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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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친구에게서 들은 오정희에 대한 이야기가 생각이 난다. 글을 쓸 때는 집에 있는 컵들이 남아나지 않을 만큼 신경이 예민해지고 단어 하나하나에 신경을 쓴다고. 한 문장 한 문장 되새겨 보며 이 문장을 쓰면서 단어가 생각나지 않을 때 벽을 향해 컵을 집어던지는 작가를 상상했다. 그것이 사실이든 사실이 아니던지 간에 그녀의 묘사는 탁월하다. 이 짧은 단편을 읽는 동안 내 머릿속에서는 컵들이 와장창창 깨지는 소리가 여러번 울려퍼졌다.
한번도 아이를 낳아본 적 없는 할머니, 여덟 번 째 아이를 가진 엄마, 존재감이 흐릿한 아버지, 그는 탄이 묻지 않게 빨려고 할머니가 따로 담아놓는 대야의 이미지로만 남았다. 조숙한 주인공이 의식하는 그, 그리고 매기언니, 검둥이, 치옥이, 말라깽이 치옥이. 치옥이의 집은 어렸을 적 내가 부러워했던 부자친구네 집 같았다. 세상의 모든 종이들에 나열한다고 해도 모자랄만큼 신기한 게 많은 공간, 나는 치옥이네 집이 작가가 숨겨놓은 비밀의 화원이라고 생각한다. 왜 제목을 ‘치옥이네 집’으로 짓지 않았을까? 어쩌면 그것은 같은 여성이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소설 곳곳에 여성에게 던지는 질문들이 숨겨져 있다. 말 못하는 혼혈아 제니와 나는 커서 양갈보가 될거라고 말하는 치옥이, 어머니와 할머니, 그리고 검둥이와 존재감도 희미한 아버지, 이 모든 것들은 그 시절 주인공이 겪은 성장기의 일부 소재일 뿐 아니라 지금 이 시대까지 안고 있는 상처들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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