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윤복] 신윤복(申潤福)의 월야밀회(月夜密會)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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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마지막으로 남은 인물을 주목해야 한다. 바로 담 한 쪽에서 남녀의 밀회를 엿보고 있는 여인이다. 자신을 노출시키지 않게 하기 위해 벽에 얼마나 착 붙으려고 노력했으면, 발 모양까지 일(一)자로 하여 서 있을 수 있을까? 여인의 옷감의 색깔 자체가 벌써 그냥 지나칠 수 없게 화려한 색채를 뽐내고 있다. 또한 치마에 주름 하나 가지 않았고 외출용 두루마기까지 걸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여인은 필시 양반임이 분명하고 머리를 틀어 올린 것이 기혼일 것이라는 추측을 하게 한다. 얼핏 화려한 옷차림에 기생일 거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눈 꼬리가 아래로 쳐진 것이 신윤복이 주로 기생을 그릴 때의 서구적인 얼굴 표정과는 사뭇 다르게 품위가 있어 보인다. 어떤 면에서는, 밀회의 주인공인 남자의 부인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눈매가 오히려 측은하고 슬퍼 보이기까지 하다. 남편의 외도를 목격한 부인의 심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분하겠지만, 조선시대 칠거지악(七去之惡)중 하나인 투기를 하는 것은 시집에서 쫓겨나기 때문에 참아야 하는 여인은 속이 터질 듯도 하다.
이 그림을 그린 작가 신윤복이 담고자 한 그림에 대한 내용을 여려 측면으로 해석해 보면, 우선 그 시대 하급 무관들이 기생들의 기둥서방을 하였다고 한다. 그러한 하급 무관들을 대상으로 한 비판의 의도로 외도를 하고 있는 하급 무관을 그린 것 같다. 또한 막중한 무게의 유교적 도덕관에 짓눌린 인간의 욕망을 표현함으로써 유교의 허상을 표현하였고, 그 시대 여인들의 사회적 위치를 보여주었다.

참고 자료

강명관의 <조선사람들, 혜원의 그림밖으로 걸어나오다.>
이영화의 <조선시대 조선사람들>
정병모의 <한국의 풍속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