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미술] 민정기선생님의 '세수'에 관한 페이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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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기는 우리나라의 몇 안되는 진정한 서양화가이며 민중미술의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다. ‘이발소 그림’이라는 작품으로 잘 알려져있는 그는 80년대를 지나오면서 자신의 내부에서 사회적 모순과 삶의 구조에 대한 인식체계를 찾아내고 이를 다양하고 풍부한 회화 형식에 담아냈던 화가다. 현실인식과 미술에서의 대응양식이 작품으로 말해져야 한다면 <현실과 발언>에 참여한 바 있는 민정기는 끝없는 작품의 변모를 통하여 자신과 사회의 변화에 대응해 가고 있다. 1980년도 작품인 ‘세수’는 이러한 그의 예리한 감수성을 잘 나타내 주는 작품이다. 80년대의 혼돈적인 시대 배경을 향한 민정기의 메세지를 가장 잘 전달해 주는 그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85년에 출생한 내가 80년대의 정치 문화적인 경향에 대해서 왈가왈부한다는 것은 우스운 일이겠지만 지금까지 쌓아온 지식만을 기반으로 그 당시의 상황을 설정하도록 하겠다. 80년대는 민중이라는 계층의 의식이 깨어나기 시작하는 가장 중요한 시대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이 시기에 발달한 민중 미술은 그러한 대중의 의식변화를 잘 들어내 주고 있다. 민중미술이라 하면 가장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바로 붉은 띠를 이마에 둘러매고 주먹을 움켜쥐고 투쟁을 하는 때 뭍은 얼굴의 청년이다. 실제로 그 시기 작가들은 그러한 그림으로서 민권 쟁취를 부르짓고 있었다. 하지만 민정기의 ‘세수’라는 그림은 조금 다른 길로써 목적지를 향하고 있다. 약간 마른 체형의 청년이 런닝셔츠에 고무신을 신고 마당에서 대야에 물을 받아 세수를 한다. 전체적인 색상이 이른 아침이라는 시간적 배경을 알려주고 있으며 주변은 너무나 고요하하고 정적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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