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 루쉰의 고향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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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이야기는 대략 이렇게 시작된다. 주인공인 ‘나’는 혹독한 추위를 무릅쓰고 2천여 리나 떨어진 먼 곳에서 그것도 20년 동안 떠나 있던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 이유는 주인공의 집 가세가 기울어 고향의 재산들을 모두 정리하기 위해서이다. ‘나’가 고향에 돌아왔을 때 독자로서의 내가 좀 씁쓸했던 것은 주인공이 어린시절을 보냈던 그때 그 고향의 아름다운 기억을 더 이상 현실에서 찾을 수 없었다는 데에 있었다. 주인공의 고향집은 주인이 바뀔 수밖에 없다는 걸 암시라도 하듯이 잡초가 무성하고 많이 황폐해졌다. 뿐만 아니라 주인공은 예전에 자기 집에서 일을 해주던 망월의 아들인 룬투와 다시 재회하게 되는데 이 룬투도 고향집처럼 어릴 때 친구로 지내던 그 룬투가 아닌 것이다. 예전의 룬투는 주인공에게 있어서 거의 동경의 대상이었다. 저 수박밭 위에 은목걸이를 한 작은 영웅의 영상은 주인공이 어른이 되어서도 특별할 만큼 그토록 강한 것이었다. 룬투의 가슴 속엔 보통 친구들이 모르는 신기한 일들이 무진장 간직되어 있음을 주인공은 어린시절 내내 늘 확신하며 지냈던 것이다. 둘은 정말 친하게 지냈고 각별했는데 정월이 끝나고 주인공의 집에 일거리가 없어지자 이들 둘은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 너무 아쉬운 나머지 당분간은 서로 선물을 주고받다가 주인공의 집이 몰락한 이후에 이들이 어른이 된 훗날 재회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룬투는 힘든 세상사 때문인지 예전의 모습을 거의 잃어버렸다. 대신에 배로 커진 키와 누렇고 윤기 없는 얼굴과 깊은 주름으로 주인공에게 큰 실망감과 회의를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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