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익스피어의 비극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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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희곡 37편을 세 가지로 분류하여, 희극, 사극, 비극으로 분류한 것은, 그의 초판 전집(1623)에서 비롯한다. 그러나, 여기서 희극과 비극을 구분하는 준거는 고전적 개념을 기조로한, 결말이 행복한 결말이냐 불행한 결말이냐의 차이에서 기인한 것이다. 비극으로 분류되는 것은 유명한 그의 4대 비극 이외에도 《리처드 2세》나 《리처드 3세》와 같이 그 귀결이 비극적 결말을 의미하는 작품도 역시 사극보다는 비극의 범주에 넣어야 옳은 것이다.
아무튼 그의 비극은 그가 그 당시 처해 있던 엘리자베스 왕조시대의 비극의 공통적 주류이었으며 또한 그것은 유혈과 복수 비극의 성격을 띄고 있는데 당시 엘리자베스 왕조 시대의 비극이 갖는 공통된 사상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하여 우리는 기원 1세기 로마의 극작가 세네카의 스토이즘까지 거슬러 올라갈 필요가 있다.
이 스토이즘적 사고 방식은 악의 본질을 위계에 존재하는 실체로 인정치 않고 단지 인간의 내면 세계에 존재하는 독선으로 파악하려 했는데 이것이 현실에 현저하게 실현될 때에는 현세 포기의 자세를 취하게 되는 것이다. 또 한가지는 위대인의 몰락과 운명의 퇴전이 인과응보로 상승, 하강한다는 일종의 인생무상에 귀착시키는데 그 특색이 있는 바, 이러한 중세적 운명관, 무상론은 질서의 개념과 결부되어 있다. 이 우주인의 모든 존재는 일정한 질서를 갖고 있어 질서의 파괴, 하극상, 자연의 변화, 사회의 개혁, 조화의 부정한 것은 바로 조응의 효과로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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