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전 관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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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에서는 꽤 유명하다고 알려진 김영섭 작가가 지난 6월 7일 인사동에 자신만의 사진 화랑을 열었다. 이번에 김영섭 사진화랑에 가는 것이 사진을 보러 갤러리에 두 번째로 가는 것이었다. 처음 갤러리에 갔을 때는 정말 사진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상태였고, 사진을 보고 감상한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사치이자 과분한 작업이었다. 하지만 한 학기동안 교수님의 강의를 들으면서 나는 차츰 사진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되었고, 사진을 찍는다는 것이 단지 카메라라는 기계의 셔터를 눌러대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사진 찍기를 통해서 단순히 피사체의 모습을 필름에 담아내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피사체에 담긴 영혼과 정신을 기록하는 기쁨도 누릴 수 있었다. 친구를 만나거나 어떤 행사가 있을 때에는 손수 카메라를 가져가서 즐거웠던 그 순간을 포착해내기 위해 셔터를 연신 눌러대는 나의 모습을 상기하노라면 스스로도 깜짝 놀란다. 그만큼 사진 찍는 일은 이제 나와 전혀 동떨어진 예술이 아닌 현실의 일부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런데 이번 사진전을 보고 나오면서 난 아직도 사진에 대해 문외한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사진을 이해하고 완전히 감상할 수 있는 수준이 되려면 사진을 잘 찍는 것은 기본이고, 사진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으며 사진의 역사가 어떠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알아야한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
김영섭 사진 화랑에서는 일본인인 호소에 에이꼬의 사진 작품이 개관 기념으로 전시되어있었다. Luna Rossa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전시회는 처음 갔던 전시회와는 완전히 차원이 달랐다. 그 전에 갔었던 사진전에서는 그래도 어느 정도는 이해할 것 같았는데 이번 전시회에서는 사진의 주제가 무엇이며, 작가가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이러한 사진 작품을 만들었는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았다. 인터넷 상에 올라온 작가의 말과 배경 설명을 보고 나서야 그때 보았던 사진이 어렴풋이 이해가 가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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