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말죽거리 잔혹사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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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비아 핫세를 쏙 빼닮은 한가인(은주 역)의 미모, 이소룡에 열광하는 학생들, 그 시절 통기타의 낭만, 가발 쓰고 대학생 행세하며 나이트클럽을 드나드는 모습. 영화를 본 지 9개월쯤 되어가는 지금도 생생히 기억나는 재밌는 장면들이다. 그러나 이 장면들보다 확실히 기억에 남는 것은 주인공 현수가 선도부장 종훈을 때려눕힌 뒤, 교실복도의 유리창을 깨부수고 잔뜩 울먹인 얼굴로 내뱉는 일갈이다. “대한민국 학교 다 좆까라 그래!!!!”
현수는 ‘이건 아니다!’라는 식의 고함을 학교를 향해 내질렀다. 현수의 학교인 정문고는 학생들을 통제하기 위해 강압적인 교련선생과 선도부에게 권한을 부여한다. 선도부는 같은 학생신분임에도 불구하고 학교의 비호아래 다른 학생들 위에서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자랑한다. 특히 선도부장 종훈은 학생들에게 갖은 트집을 잡으며 횡포를 부린다. 그러나 학교 ‘짱’인 우식에게 번번히 저지를 당하고 물러난다. 종훈은 당연히 우식을 미워할 수밖에 없었다. 학생들이 인정하는 정정당당한 방식인 ‘맞짱’으로는 우식을 꺾을 수 없었던 종훈은 우식이 다리에 상처를 입었을 때 결투를 신청하여 여러명이 함께 우식을 상대해 우식을 쓰러뜨린다.
싸움에 진 우식은 학교를 떠나버리고, 종훈은 득의양양하여 더 심하게 횡포를 부린다. 친한 친구였던 우식을 떠나게 만든 비겁한 종훈을 용서할 수 없었던 현수는 열심히 쌍절곤을 연습해 종훈과 싸워 이긴다. 그러나 종훈은 우식처럼 학교를 떠나지 않는다. 모든 잘못을 짊어지고 우식이 그랬던 것처럼 현수가 학교를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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