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학 서평]레비 스트로스, 박옥줄, 슬픈열대, 한길사, 1998.

소개글

솔직히 필자는 본문의 내용을 읽기보다 본문에서 다루어지는 책 `슬픈열대`를 강하게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은 기행문의 형식을 빌어 씌어진 오늘날의 최고 인류학서이다. 뿐만 아니라, 문학적으로도 굉장한 찬사를 받는 작품임에 틀림이 없다.
문명과 야만의 이분법적 사유에 대한 비판론을 중심으로 강한 메시지를 담지만, 그 문체는 마치 긴 시를 그 행과 연을 나누지 않고 이어놓은 듯한 느낌을 줄 만큼 부드럽고 아름답다.
필자는 인류학적, 문학적으로 굉장한 업적이 되는 이 책을 대상으로 감히 서평을 쓰지는 못하였다. 다만, 가볍게 읽을만한 독후감을 원한다면 필자의 부족한 이 글을 부끄럽게 권해보겠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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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우리가 문명 — 특히 서구 문명 — 이라고 하는 것은 거의 대부분이 자연을 거스르는 방향으로 흘러왔다. 또한 나는 아마도 앞으로도 먼 미래까지는 그러한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짧은 소견으로 감히 짐작하고 있다. 그런데 그러한 문명을 과연 위대하다고 할 수 있는가? 문명은 인간에게 물질적 혹은 정신적인 편안함, 안락함을 선사함과 동시에 ― 인간을 제외한 ― 자연에 대해서는 큰 위해를 가해왔다. 문명은 결국 자연과 인간을 이분해버린 것이다. 자연을 황폐화 시키고 자연의 일부인 인간만을 편하게 하는 문명이, 소위 야만족이라 불리는 그네들의 문화보다 어찌 더 야만적이지 않다고 할 수 있겠는가? 인간을 위한 문명이 결국 오늘날에 와서는 자연은 물론이고 인간마저 위협하게 되어버린 것만 보더라도 문명은 결코 미개(未開)보다 우월하지 않을 것이다.

책 전체에 드러나 있는 저자의 전반적인 생각을 책 속에 서술되어 있는 하나의 문장을 그대로 옮겨 대신하자면, ‘미개 사회는 단지 우리들 사회와 다른 종류의 사회일 뿐, 이 세상에서 절대적으로 우월한 사회는 없다.’는 것이다. 세상에는 절대적인 진리가 없다고들 하지만 이것만은 예외인 듯 하다. 어느 누가 이 의견에 대한 반론을 제기하겠는가? 지구에 사는 전 인류가 이와 같은 생각으로 상호간의 문화를 인식하고 이해한다면, 아마도 문화 간의 갈등에서 비롯되는 많은 비애와 고통을 인류 역사에서 지울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이 부디 그렇게 흘러가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봄과 동시에, 60억이라고 하는 전 인류에 비하면 극히 작은 부분을 차지하는 나이지만 그래도 나 스스로부터 그 변화의 노력을 ― 작은 부분에서나마 ― 아끼지 않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그리고 분명 언젠가는 레비스트로스가 바라고 또 내가 바라는 세상이 반드시 올 것이라는 믿음을 굳게 가져보는 바이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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