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전시회 감상문 (렘브란트 회화전)

소개글

미술 전시회(렘브란트를 비롯한 네덜란드 작가들의 회화전)에 다녀와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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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예술은 어떠해야 한다’라는 당위명제를 오늘날 주장한다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 돼버렸지만, 아직까지도 우리는 예술이라는 관념을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당위적인 생각으로 재단할 때가 많다. 예술을 일상과 분리해서 추상화시켜버리려는 시도, 예술은 그것이 작위적으로 될지라도 교훈을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는 예술에 대한 기계적 인식. 예술에 대한 고정관념이 빚어낸 결과이다. 물론 이 잘못된 생각들은 오래 전부터 존재해왔다. 17세기 네덜란드 회화는 ‘위대한 회화’, 혹은 ‘서구 미술사의 혁명’이라고 까지 일컬어진다. 앞서 말한 고정된 관념의 틀을 깨고 독자적 예술성을 구현했기 때문이다. 당시 유럽 사회에서 평범한 서민의 일상을 주제로 예술품을 만드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지만, 신흥 독립국이었던 네덜란드의 사회, 문화적 조건은 이를 가능케 했다. 인간을 위한 예술이 시작되었고, 내용과 형식 모두에서 ‘진정한 구체성’을 획득한 예술이 태어났다. 예술이 즐거움과 재미라는 것과 더 깊은 관계를 맺게 된 것도 이때부터가 아닌가 싶다. 더 이상 일상과 대립되고 일상을 기만하는 예술 관념은 유효하지 않게 되었다. 평소에 일상과 예술의 관계, 예술의 구체성 따위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일상의 예술화’를 처음으로 성공시킨 호흐나 베르메르의 작품을 보고 무한한 감명을 받았다. 내가 호흐의 작품을 선택하게 된 이유이다.
물론 나는 특정한 형식의 예술이 더 우월하다는 식으로 이야기 하려는 것은 아니다. 예술의 본질을 쉽게 단언할 수 없고, 예술의 보편 개념화가 결코 불가능한 까닭이다. 17세기 이전의 예술이나 혹은 추상예술이나 다 나름의 영역에서 의미를 갖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 그러나 솔직히 추상화를 보는 것 보다 구체적 삶의 단면을 다룬 미술 작품을 보는 것이 나에게 더 큰 감흥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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