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롯의 거미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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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마지막을 느끼는 죽음의 문 앞에서까지 사랑하는 친구를 위해 노력하고 그를 안심시키며 끝까지 애쓸 수 있을까?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친구들을 생각해 보았다. 어릴 때부터 워낙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낯선 사람을 만나면 내가 먼저 다가가지 못했었다. 그저 다른 사람이 내게 다가와주길 바랐고 기다렸다. 그리고 말재주나 유머가 없다는 콤플렉스 때문인지 친구들을 재밌게 해주는 일이 별로 없어서 다양하고 많은 친구를 사귀거나 폭 넓은 인간관계를 맺지 못했었다. 그런 것보다는 재미없는 나를 잘 이해해 주고 서로의 속내까지 털어놓을 수 있는 몇 명의 친구들과 우정을 쌓아온 것 같다. 하지만 샬롯과 윌버의 우정을 보면서 그나마 내가 믿었던 우정들이 동화 속 동물들의 우정만큼 사랑스럽고 아름다울 수 있을지, 그들의 우정 앞에 부끄럽지는 않을지 걱정이 되었다.
윌버는 무녀리로 태어나 형제들 중에서 몸집도 가장 작았고 생존조차 불투명한 상태였다. 주인은 태어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무녀리를 다른 형제들을 위해 바로 죽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마찬가지로 애러블씨가 윌버를 죽이려는데 애러블씨의 딸 ‘펀’ 덕분에 살아났다. 펀은 작고 여린 윌버를 손수 우유를 먹여 키우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펀은 정말 정성껏 우유도 먹이고 산책도 시키며 윌버에게 좋은 친구가 되었다. 이 장면을 보면서 나는 오래 전에 우리 집에서 태어났던 무녀리 강아지가 생각나서 눈물을 흘렸다. 추운 겨울에 시멘트 바닥에서 태어난 강아지 두 마리 중에 무녀리로 태어난 강아지는 더욱 힘이 없고 약했다. 제대로 기어 다니지도 못하고 어미젖도 물지 못해서, 우리 가족이 우유를 타서 떠먹이던 기억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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