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윤대녕 소설에서 보여지는 카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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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대녕 소설에서 보여지는 카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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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대녕의 소설은 어렵다. 그의 소설에 미분․ 적분 같은 수학 공식이나, 대상의 질량과 무게를 따지는 물리적 공식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저 어렵다고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은어낚시통신」. 윤대녕을 이야기함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마치 공식화된 그의 작품. 대부분의 독자들은 그의 세계를 접하기 이전에 이 소설을 먼저 접했으리라 여겨진다. 나 또한 그의 많은 작품 중에서 이 작품을 먼저 알게 되었고, 그것은 나에게 있어 윤대녕이라는 작가의 작품세계가 호락호락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일깨워준 작품이었다. 이러한 나의 선입견은 고정관념으로 굳어지면서 윤대녕의 여타의 작품들까지 어려운 소설이라 간주하며 독서편력을 키워나가고 있었다. 그의 소설은 어렵다. 그의 소설을 읽을 때면 평소 다른 소설을 읽을 때 보다 몇 십 배에 할당하는 에너지를 쏟아야만 한다. 한 줄 한 줄을 읽을 때마다, 장면하나 하나를 그릴 때마다 촉각은 곤두서있고, 머릿속에서는 끊임없이 사고를 관장하는 뇌의 움직임을 느껴야만 한다. 소설 하나를 다 읽고나면, 부풀대로 부풀어져 있는 머릿속의 뇌를 느끼며 피로를 호소하게끔 된다. 그래서일까? 나뿐아니라 주위 사람들 역시 윤대녕이라는 이름만으로도 피로를 이야기하곤 한다. 머리 식히기 위해 주저리주저리 읽어가는 이야기책이 오히려 피로를 유발하다니... 윤대녕 그의 소설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아니, 그의 이러한 능력이 과히 칭송할 만하다. 쉽고 재미있는 것보다 어렵고 힘든 것에 눈길이 한 번 더 가기 마련이다. 그것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사악함의 본성 때문일까? 어쨌든, 내게도 그 사악함의 봉우리가 생겨났다보다. 마냥 어렵다고만 느껴지던 그의 소설에서 짜릿한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짜릿한 매력이라... 그것은 나의 뇌를 한껏 부풀려보고 싶다는 엉뚱한 욕망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를 다시 만난 건 어느 아파트의 뒷산에서였다. 자신을 문 뱀을 찾아 몇 날 며칠을 산을 헤집고 다니던 그.

참고 자료

「 남쪽 계단을 보라 」/ 윤대녕 / 세계사 / 2003
「옛날 영화를 보러갔다」/ 윤대녕 / 중앙일보사 / 19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