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실기] 국악공연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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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공연은 ‘죽지사’라는 가사곡이었다. 가사는 항상 낯선 느낌이다. 아마 교과서에도 자주 등장하지 않고, 그 장르가 시도 소설도 아닌 것이 중간자적 느낌이 강해서 항상 낯선가보다. 가사란 장르를 공연으로 처음 봤는데, 느릿느릿 말하고 한 음절을 여러 음에 나누어 말하기도 하기 때문에 실제 알아듣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무엇을 말하는지 정확히 몰라도 음악에는 전해지는 느낌이 있는 거 같다.
마지막 공연은 ‘판굿’이었다. 판굿은 여섯명이 나와서 공연을 했는데, 판굿이라고 해서 처음에는 살풀이와 같은 어떤 ‘굿’을 연상했는데, 실제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물놀이였다. 꽹과리가 가장 먼저 등장하고 징, 장구, 북, 소고 2명이 이어서 나왔다. 꽹과리의 연속 회전이 정말 장관이었다. 그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했는데, 처음에는 같이 어우러져서 공연을 선보였으나, 후반부에는 각각의 공연을 보여주었다. 꽹과리가 처음의 개인 공연을 보이고 소고도 소고춤을 선보였는데, 소고춤 또한 정말 멋졌다. 길거리에서 보던 사물놀이나 대학가에서 보던 것과는 다르게 뭔가 절도도 있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속에서 우러나오는 탄성을 자아냈다. 나만의 느낌이 아니었던지 주변의 사람들도 모두 탄성을 연발하고 있었다. 판굿은 특히 시간도 길고 여러 가지의 특기 및 묘기를 보여줬지만, 여럿이 어울림으로 인해서 더욱 돋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개인기가 뛰어날지라도 꽹과리의 선두가 없다거나 혼자 나와서 선보이는 소고춤을 흥이 이만하지 못할 것 같았다.두 번째의 공연을 보고 난 느낌은 처음보다는 훨씬 좋았다. 처음의 얼떨떨한 기분보다도 많이 진전되었는데, 우선 내가 한국인이라는 점이 정말 피부에 와 닿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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