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샤우뷔네 (독일)의 인형의 집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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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비롯한 관객들을 이어지는 “탕!”소리에 일순간 ‘헉’소리를 냈다가 다시 잠잠해졌다. 그 충격의 “탕!”소리는 노라가 남편 헬머를 향해 겨누는 몇 발의 총탄이었던 것이다. 노라와 헬머의 언쟁. 원작은 헬머의 위선적인 행동에 실망한 노라가 집 문을 닫고 밖으로 나가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21C로 돌아온 노라는 위선적인 남편이 혼자 있을 틈을 주지 않고 응징해버린다. 총을 겨눈 후 노라가 펼치는 행동은 더욱 놀랍다. 남편의 시체를 수족관에 넣은 것이다. 빨갛게 물든 수족관의 어항을 쳐다보는 노라의 표정은 섬짓함을 넘어 처연하기까지 했다.
왜 연출가는 헬머를 향해 노라가 총을 겨누도록 만들었는가? 연출가 오스터마이어는 입센의 사실주의를 살리고 싶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가 생각한 사실주의는 당시 극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요즘의 현실을 반영해 달라진 여성의 행동성을 보여주고자 한 마지막 장면에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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