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미술관관람] 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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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방인 “정신적 풍경”테마방을 관람했다. 첫 번째로 정창섭씨의 묵고 no.20113이라는 작품을 감상했다. 크기는 25x194이며 캔버스에 닥나무섬유를 사용해 2000년도에 만들어진 작품이다. 닥나무의 껍질에서 추출한 재료로 작가가 직접 만든 닥지를 사용한 이 작품은 평면이긴 하지만 회화라고는 부를 수 없다. 얇게 돌출된 표면은 그림자로 인해 미묘한 효과를 내고 있으며 깊은 색채는 그 자체가 물리적 존재감을 갖는 것으로 다가온다. 화가는 단순한 색채를 사용해 고요함과 곰곰이 생각하게 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듯 했다. 그 외에 박서보씨(홍익대 미래학자)의 묘법 no.970520과 원혜원씨의 무제(스티로폼에 사진인화한 그림), 김홍석씨의 개폐, 정상화씨의 무제(바둑판 위의 흑과 백), 윤형근씨의 Burnt umborol ultramaineblue들은 1970년대 이후 소위 ‘모노크롬’(단색회화)로 지칭되는 일련의 한국 추상미술 작품들과 한 점의 추상적 사진작품이다. 부산시립미술관이 자랑하는 걸작들로 구성된 이 방에서 나는 순수한 추상작품이 갖는 힘을 느낄 수 있었다.
다음으로 “나는 누구인가”테마방을 관람했다. 입구에 들어서 바로 오른쪽에 있던 정현씨의 작품이 눈에 들어왔다. 무제이고 크기는 269x45x40이며 아스팔트의 원재료를 사용했으며 무게는 무려 3톤이나 나갔다. 역삼각형의 형태로 있었고 3등분으로 나뉘어 있었다. 작가는 아스팔트의 원 재료로 어떤 힘을 표현하고자 함이 느껴졌다. 그리고 이방에서 제일 인상깊었던 한 작품이 있다면 안창홍씨의 가족사진이라는 작품이다. 112x145의 크기를 가지며 1982년도에 캔버스에 유채된 그림이다. 제목 그대로 가족사진을 찍은 형상인데 쾡한 눈동자와 색감에서 느껴지는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 화가는 80년대의 사회의식을 반영하고자 했고 가족간의 아픔... 즉 가까운 가족이라도 가슴에 하나쯤은 아픔을 묻고 사는 가족간의 유대관계를 표현하고자 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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