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 서사문] 오사카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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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다 못해 퍼런 잔디가 펼쳐있는 곳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음료수 하나를 손에 들고 잠시 이국의 냄새를 맡고, 느끼려 애썼으나, 축구장만큼은 우리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는 않은 듯 했다. 그래도 차이점을 찾으려 하자 서포터들의 응원분위기가 조금은 조용한 어찌 보면 미지근하다고나 할 그런 분위기 정도였다. 잠시 후 장내의 아나운서들이 격앙된 목소리로 선수입장을 알리고 곧 경기가 시작되었다. 경기는 후반이 되어가는 중임에도 불구하고 보고 싶던 안정환 선수는 벤치를 지키고 앉아있었다. 이곳 일본의 요코하마까지 와서 안정환을 보지 못하고 간다고 생각하니 부아가 치밀어 옆의 사람들은 신경 쓰지도 않고, “안정환을 내보내라.”라고 연신 소리를 지르다 보니 경기가 끝날 즈음엔 목도 좀 쉰 듯하고 붉어진 얼굴은 낮술이나 한 것 인양 달아올라있었다. 금요일에 오후수업을 마치고서 부리나케 집으로 돌아가서 차에 짐을 싣고 인천공항으로 몰아가는 동안 음악을 크게 틀고 따라 부르니 학창시절의 소풍가는 관광버스가 생각났다. 영종대교를 지나갈 때 즈음엔 다행히 만조 때라서 인지 바다를 잠시 나마 볼 수 있었고 그것이 나의 기분을 고조시켜 주었다. 공항에서 수속을 밟고, 간단한 요기 -일본에서 회를 먹을 생각하니 선뜻 든든히 먹을 생각은 하지 않기로 했었다-로 배를 달랜 후 30여분 정도를 기다려 ANA항공에 몸을 실었다. 일본행이 초행이 아닌 나는 일본항공을 탈 때마다 우리의 스튜어디스랑 비교하게 되는 데, 우리보단 외모에 치중하지 않고 선발하는 것인지 아니면 남남북녀란 말처럼 우리나라의 여자보다 외모가 못한 것인지 의아해한다. 약 한 시간 삼십여분 정도를 날아가자 다시 육지와 빌딩이 보이기 시작했다. 잠시 후 기장의 현지 날씨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는데, 여태까지 좋았던 나의 기분을 망치려는 듯, 구름 많이 낀 흐린 날씨라고 했다. 2박3일의 짧은 일정이라 짐을 따로 찾을 필요가 없는 나는 간단히 입국수속을 마치고 로비로 나가자, 친구가 마중을 나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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